겨울산행이라 더군다나 눈이 많은 덕유산 주능선길이라 시작을 다른 달 보다 2시간 가량 일찍 시작한다.
2시반 천안을 출발한 버스는 덕유산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5시반쯤 들머리인 황점마을에 도착한다.
일기예보는 금요일 오후에 눈이 내리고, 토요일 아침엔 맑다고 했었는데, 제발 칼바람만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는데...
황점마을엔 눈발이 날린다. 바람도 쎄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체조도 하고 무사 안전산행을 다짐하며 단체사진도 찍고...
삿갓재대피소를 오르는데 눈발은 멈추질 않는다. 계곡 골짜기에 불어오는 바람소리는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능선의 칼바람은 예고편이다. 오늘 산행이 쉽지 않음을 직감한다. 걱정이 밀려온다. 일행 모두 무사 완주할 수 있을지...
삿갓재대피소에서 계곡을 오르며 벗었던 외투를 다시 꺼내입고, 무룡산으로 향한다.
예상대로 칼바람이 장난 아니다. 목도리를 끌어올려 입을 막으니 순식간에 습기로 안경을 가린다.
습기는 바람에 사라지기도 전에 얼어 붙는다. 시야를 가려 앞을 볼 수가 없다. 안경을 아예 벗어 집어 넣고 그냥 진행한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동이 터는 듯 한데 여전히 흐린날씨에 눈발은 멈추질 않고 칼바람은 더욱 쎄진다.
무룡산에서 멋진 일출을 기대했었는데, 조망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눈꽃은 환상적이다.
카메라에 담고 싶어 몇 컷을 누르지 않아 '밧대리가 매우 부족합니다'라는 문구가 깜빡이더니 작동이 멈춰버린다.
이럴 줄 알고 카메라 케이스에 핫팩을 넣었지만 소용이 없다.
끄다켜다를 반복하며 아쉬운대로 인증샷과 흰산호, 사슴뿔을 담아본다.
백암봉에 도착했는데도 덕유산은 멋진 능선을 내어주지 않는다. 바람만 더욱 강해질 뿐이다.
빼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내려서면 바람이 좀 가라앉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여태껏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였는데 허기를 면할 방법이 없다.
좀더 진행한다. 귀봉, 횡경재를 지나 대봉에 이르니 하늘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리펴고 요기를 할 마땅한 장소는 나타나지 않는다.
도저히 허기를 참을 수 없어 지봉 조금 못 미쳐 능선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음료와 과일은 얼어붙어 먹을 수가 없다. 보온 도시락에 싸간 죽이랑 음료로 간단히 목만 축인다.
지봉을 지나 대봉에 올라서니 지나온 능선과 향적봉이 파란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눈꽃과 상고대는 없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눈꽃과 상고대를 그리 갈망했건만...
칼바람만 무슨 거머리처럼 따라 붙는다. 그래도 햇볕이 나니 추위는 좀 덜해 다행이다.
물 한 모금 아니 숨 조차 쉬기 힘든 체감온도 영하 20도 넘는 혹한의 칼바람 덕유산~
22.6km, 9시간의 덕유산 구간을 마무리 한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선두 8.5시간, 후미 11.5시간 동안 혹한의 구간을 한 명의 중탈자 없이
멋지게 완주해 준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45명의 천백사 산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이 열정~ 진부령 고개에 도착하는 그 날까지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 산행일시 : 2017. 01. 14(05:27~14:27) 흐리고 눈내리다 점차 개임, 칼바람 심함
* 산행거리 : 22.6km, 9시간 소요
* 누 구 랑 : 천백사 45명
* 코 스 : 황점마을 ~ 삿갓재대피소 ~ 무룡산(1,492m) ~ 가림봉 ~ 동엽령 ~ 백암봉(1,503m) ~ 귀봉 ~
횡경재 ~ 지봉(1,343m) ~ 대봉(1,263m) ~ 갈미봉(1,211m) ~ 빼재(신풍령)
▲ 5시반쯤 들머리 황점마을에서 출발전 단체사진
▲ 산행지도와 고저도
▲ 무룡산 인증삿~ 이곳에서 일출을 볼 계획이었는데...
▲ 흰사슴뿔 같은 눈꽃이 환상적이다.
▲ 가림봉
▲ 하얀 쌀가루 뿌려놓은 나무~ 자연이 만든 걸작품이다.
▲ 평온해 보이는 능선길이지만, 실제는 칼바람에 날아갈 정도다.
▲ 동엽령
▲ 마른 수리취 꽃망울에도 흰눈가루가...
▲ 속눈썹에도 얼음이...
▲ 백암봉의 상고대
▲ 지봉이 가까워지니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려낸다.
▲ 지봉에서 바라본 백암봉 방향~ 아직 구름에 가려 향적봉은 볼 수가 없다.
▲ 눈보라 회오리가 친다.
▲ 대봉에서 바라 본 지봉과 구름에 살짝 가려져 있는 향적봉
▲ 대봉에서도 인증샷을 남기고...
▲ 눈 위에 드리워진 너무가지 그림자~ 마치 칼바람에 골이 폐인듯하다.
▲ 이번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 갈미봉~
▲ 빼재로 내려오는 길이 넘넘 지루하다. 한자 표기가 '수령'으로 되어있다.
▲ 빼재에 있는 정자와 조형물
▲ 빼재를 지나오면서...
▲ 다음 7구간 들머리~
▲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지난 번엔 없었는데...
▲ 뒷풀이는 무주읍내에 있는 맛집의 빠가사리매운탕~
▲ 식당이름은 금강식당이다. 모두들 만족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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